어떤 빨간 벽돌 건물에서 나오는 당신께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는 꿈을 꿨어요. 커리어 우먼처럼 단정하게 차려입은 당신은 한 껏 전문가의 향이 물씬 풍겨왔습니다. 비가 오는 날이라 아마 저는 당신을 데리러 온 것 같아요. 꾸무리한 것이 금방이고 쏟아질 것 같았습니다.
저는 당신에게 이유를 물었어요. 왜 이런 사고를 쳤는지부터 시작해서 몸은 괜찮은지.. 있는 힘껏 당신을 안아 올리고 조금 당신의 뒤를 따라 산책하러 나갔어요. 앞장서서 걷는 당신의 뒤를 걸으며 항상 보였던 당신의 왼쪽 옆뒷모습에서 익숙한 웃음이 보여 안심되었습니다. 그렇게 시골길을 걷는 도중. 비가 한, 두 방울 씩 내리지만 저희는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았어요. 이야기에 이야기에 이야기에. 대화가 끊기지 않고 어떤 밭에 들어왔어요. 비탈길에 있는 밭이었는데 고랑이 아주 네모 반듯하고 옆에 비료는 사서 쓰시는지 토양도 아주 좋았어요. 그래서 이런 말을 했더니 당신이 씨익 웃었어요. 물론 정면은 보지 못하고 왼쪽 옆뒷모습이었지만요.
그렇게 다시 비탈길을 올라 도로변으로 나오니, 당신의 구두소리가 이전보다 경쾌해진 것을 느꼈습니다. 어디로 가는지 물어도 대답을 안 해주는 당신의 뒤를 쫓아가는 것에 한치의 불안도 없었어요. 구두 소리가 맑아진 것 만으로 어디든 따라갈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어떤 집에 정체 모를 동물이 묶여있었어요. 몸은 족제비 같은 것이 몸통은 길쭉하고 얼굴은 토끼인데 토끼보다 얼굴이 4배는 작았어요. 고놈 참 신기하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제가 잠시 시선 팔린 것을 보고 당신이 그 동물에게 다가갔어요. 그런데 그러자 당신은 물려버렸어요!
그래서 혹시나 광견병에 걸릴지도 모르니까 당신의 손가락을 흡쯉흡쯉 퉤해서 혹시나 있을 지모를 독을 빼내고 난 다음, 가방에서 소독약이랑 붕대랑 준비해서 처치를 해드렸어요. 그렇게 오늘 꿈은 끝이 났네요. 혹시나 이게 예지몽이라면 청도에 감나무 밭 2, 3000평 정도 되는 땅은 팔지 말고 둬야겠어요. 혹시나 당신의 가족분들께서 밭 일구는 것을 좋아하신다거나 당신이 관심이 있다면 쓸 수 있도록.
아무튼 참 신통방통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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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당신이 나오는 꿈을 수차례나 꾸고 있는데 진짜 궁금한 게 있어요. 같은 꿈도 꿀 수가 있는지가 궁금하네요. 검색한 번 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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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저녁에는 아카시아주, 아사히, 야관문으로 마무리했어요. 저희 정여사께서 만들어주신 만두와 먹태깡, 테바사키 과자로 안주를 대체했네요. 상당히 기분좋은 하루였습니다.
이제는 로또를 그만할 생각이에요. 과장님덕에 2달동안 재밌게 즐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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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트에서 파는 이 과자 정말 맛있어요. 언젠가 당신께도 맛보게 해드릴 수 있으면 좋겠네요.과거에 제가 당신께 드린 과자마냥 맛있더라고요.
하단에 있는 사진들은 도서관에 갔다 온 사진들이에요. 경제와 관련된 서적을 반납하는 길이었는데, 저희 집 가훈이 적혀있더라고요. '하면 된다.' 저는 저 격언을 항상 지키고 있어요. 얼마나 많은 깨달음이 있고 나서야 이해하게된 격언일까요. 가훈의 중요성을 오늘도 깨닫네요.
당신께도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제 간절함이나 마음은 둘째치고, 당신이 원하는 목표에 관하여, 무엇이든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요. 그저 간절히 당신의 목표를 정하기만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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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당신께서 제게 초등학교때 일기를 가져온 것을 생각하면 정말이지.. 귀여워 죽겠네요. 무슨 4년이 지나서야 생각하나 싶겠지만.. 하하... 정말 깨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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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노"라고 하시네요.
아무튼 그의 대답과는 별개로 더욱 더더더 열심히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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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INFJ에서 ENFJ로 변하게된 이유는 당신이 었어요. 오롯이 당신이었어요. 제 생각에 대한 가치보다 당신과 상호작용하는 것이 훨씬 더 즐거웠으니까. 그 무엇보다 즐거웠습니다. 당신과 함께였던 것이 참으로 즐거웠습니다. 지금도 당신을 생각하면 가슴이 뛰는 것 처럼요. 물론, 어느 누구도 제 생각보다 가치가 뛰어난 것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당신을 제외하고 여태까지. 앞으로도 물론일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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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닿는 지인 모두에게 빼빼로를 주고 왔어요. 홀로그램 우주상으로 보면 당신께도 드려야하겠지만, 현대 물리학적으로는 손에 닿지 않기 때문에 지양했습니다. 혹여나 12월에 닿을 수 있다면 작년치 까지도 함께 드리도록 할게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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