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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상

궁도

by 시골갱얼쥐 2024.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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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활에 대해서 관심이 생겼는데요, 츠루네라는 애니메이션을 봤어요. 보고나서 정한 게 있는데, 31살 되면은 시즈오카 쪽에 있는 궁도장에서 연습을 좀 해볼까 해요. 캠핑이랑 궁도 그리고 집에서는 근트레랑 태권도정도..? 하면 취미로 딱 좋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사격장이나 양궁장도 참 좋지만 단어 끝에 도가 붙은 것들은 정신수양면에서 아주 탁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특히 궁술은 과녁과 싸우는 거니까 검도나 태권도보다는 훨씬 제 타입이기도 하고요. 이렇게 보면 자신에게 어울리는, 딱 맞는 옷을 입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건지 생각하게 되기도 하네요.

사람들이 활을 쏘는 모습을 보고 저는 각자마다 삶을 마주하는 방법이 다르다라는 것을 알게 되기도 했어요. 저마다 궤적도 다른데 굳이 그들을 선망해서 따라갈 필요도 없는 부분이라, 마치 그런 거죠. 졸업하자마자 1인칭이 보쿠에서 오레로 바뀐다는 클리셰 같은 것들. 오히려 보쿠가 자기한테 맞는 옷이라면 그것을 고수한들 누구도 비난할 수 없는데 말이죠.

저는요, 젊음이 떠나가는 게 싫었어요. 당신과 만날 때, 그 시간을 즐기지 못하고. "이 행복한 시간이 금방 지나고 집에 돌아가고 있겠지." 라며 애늙은이 같은 소리나 하고 있었죠. 지금도 비슷해요. 하지만 슬슬 저는 그것 또한 즐길 수 있게 될 것 같아요. 사람들이 말하잖아요. "와 이거 술안주 거리로 써도 되겠다."의 술안주가 되어버릴 테니까요. 술이 발효되는 이유는 당연히 당신과의 화학반응이었겠죠? 당연하다는 건 대체적으로 당연하지 않지만, 이 경우에는 최혜원 당연함 협회에서 인정한 당연함이니까요.

아, 최혜원 유니버스에서 당연함 인정을 받은 것들로는, 어느 계절이든, 어느 계절에도 당신이 있어서 어느 계절도 싫어하기 힘들게 되어버린 것도 있어요. 봄에는 미세먼지가 있어서 싫었고 여름엔 더워서, 가을엔 일이 많고 겨울엔 추워서 싫었는데. 이젠 어느 사계에도 당신이 있었으니까 어느 계절도 좋아요. 미세먼지도 좋고 더워서 좋고 일이 많아서, 추워서 참 좋아요.

당연하게 아직까지 변하지 않은 생각중에 제 엔딩 크레딧에 당신의 이름을 가장 크게 올릴 거라는 것도 있고요.

생각해보면 제가 혼자 멋대로 구원받은 것들일 뿐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갈수록 와비사비에 가까운 사람이 되는 것 같아요. 원래 그런 사람이라 그렇게 느껴지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제 자신을 알아가는 여행이 여전히 참 즐겁습니다.

츠루네(현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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