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주관적인 개념으로 돌아가요. 자신의 평범에 끼워 맞추려 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이지요. 누군가가 타인을 평가하고 점수를 매기는 것 또한 그렇습니다. 그런데 저는 너무 보통을 원했던 것 같아요. 모든 사람에게 있어서의 보통인 사람이 되기를 원했지만, 그건 제 세계에 있어서의 보통을 의미했고. 그것은 많은 사람들과 큰 차이를 낳게 되었어요. 제 보통은 다른 사람들에게 있어서의 다름을 의미했고. 저는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제 자신을 포기하기까지 이르렀네요.
많은 사람들의 입맛에 맞추는 자신이 싫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제가 평범하지 않다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려웠어요. 인정해 버린다면 여태까지의 노력이 헛수고가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사람들은 한결같이 본인만의 특별함을 원했고 저는 모두가 가지는 평범함을 원했어요. 누구와도 녹아들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그것 자체로 저는 특별한 사람이 되어버렸나 봐요.
하지만 특별하고 싶다는 마음, 평범하고 싶다는 마음. 그 어느 성장도 환경에 의해 정해져 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 또한 저를 포함한 그들의 주관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겠죠. 어느 누구도 평범한 사람은 없고 특별한 사람밖에 없을 텐데. 저는 무슨 유토피아를 원했던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제 세계에 한해서는 이기적이게도 보통을 계속 유지하려 하겠지만, 그들 세계에 함부로 들어가지 않으려 해요. 객관성을 따질 때의 저는 너무 추하고, 주관성을 따지는 제 면모는 참 이기적이지만 따뜻하거든요. 이런 생각들이 MBTI의 P의 발달을 의미하는 시발점일지도 모르겠네요. 조금이나마 당신이 보는 세계를 엿볼 수 있었던 것만 같아요.
철저하게 나만의 세계를 구축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곳으로 돌아가지는 못하겠지만, 언젠가 우리의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부분이니 주관성이라는 것을 탐구해 봐야겠습니다. 타인의 주관성도 물론 해야 하고 좋지만, 제 주관성의 씨앗이 흐트러지지 않고 제대로 싹을 틔울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해요. ㅎㅅ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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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단식하는 날이라 좀 더 집중해야할 것 같아요. 운동하느라 알도 잘 안 빠지고.. 직장도 그렇고 일도 그렇고 이리저리 치이네요.. 사는 게 이렇게 꽉 차서 무언가가 들어오지 못할 정도가 되어버리는 것도 참 불쌍한 삶일지도 모르겠어요. 어찌 보면 충족되는 삶이기도 한데. 사랑이 빠져있으니.. 나 원 참.. 상남자니까 그냥 하겠지만 자꾸 결여된 듯한 느낌을 받아요. 매마를 것 같지는 않지만 나중에 막상 쓰려고 할 때, 제대로 못할 것 같은 걱정이 된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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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든 생각인데, 고아원을 짓는 건 어떨까 싶어요. 당신이 좋아했던 일산에요. 밥집봉사, 꽃집 등등 생각해봤지만 이것만한 게 없는 것 같기도 하네요.
사람은 사랑과 그 관계에서 만족감을 얻는다고 하는 철학도 있다시피, 저는 그렇게 해야할 것 같아요. 너무 똑똑한 사람은 오히려 공(空)을 느끼기 쉬우니까요. 어느정도 그것을 마비시키는 사랑이 필요한 게 아닐까 싶은 오늘입니다. 오히려 생각이 깊어진다는 것 자체가 자신을 깎는 행위는 아닐까요. 과거라는 이름의 성적표를 오래 기억하는 것 조차 저주라 생각되는 지금이라..
조금 멍청해질 필요를 느껴요. 멍청하다고 해서 부정적인 느낌이 아니라, 중화시키는 느낌일 거에요. 분명. 1~10까지의 멍청함이 있다면 조금은 보통으로 될 노력을 해야한다는 것. 그리고 그 그래프는 분명 행복과 어느정도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 중요하겠죠.
랄까, 자꾸 제가 하고싶은 것에 "나는 이기적이다." 라는 말을 통해 면죄부를 얻으려고 하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제 자체가 이타적인 사람인데 뭘 자꾸 그리 신경쓰는지. 하하.. 보통이 되기란 어렵네요 참. 이런 저를 본다면 당신은 무어라 말씀하실지. 실망만 하지 않으시면 좋겠다는 생각만 머리에 한가득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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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보통을 채운다는 것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분명 MBTI에서 50%에 가까운 사람들이 완벽한가? 에 대해 물었을 때의 당신은 이미 알고 있었던 거겠죠. 자신만의 보통은 그런 지표따위로는 평가할 수 없고 평가해서도 안되기에. 자신만의 평범함을 찾는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은 어울리고 어우러지며 섞여야 발전할 수 있다는 제 나름의 신념과 철학이 어떻게 발전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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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 있기에 필사적으로 발버둥칠 수 있으니, 오늘도 참 감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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