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물에 빠졌을 때, 수면 위로 입이라도 올라와야. 적어도 물의 파문조차 일렁이지 않는다면 아무도 구해줄 수 없다. 그 마저도 올라와서 살려달라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서야 봐줄까 말까다. 누군가가 아주 멀리서 알아보고 다이빙해서 무언가를 건져 올린다는 것은 아주 희박한 일이다.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헤맨 만큼 나의 땅이다.
세계를 제패한 왕조차 잠이 몰려오는 신을 경배한다. 여느 성공인도 노인의 지혜를 무시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빗대어본다. 분명 노인의 땅의 광활함에 절로 무릎을 꿇는 것이겠지. 또한 노인의 울타리 안에 자신만이 알고 있는 세계가 있기 때문이겠지.
불모지였던 나의 땅에 당신을 초대하기 위한 포석. 당신이 잠시 가꾸어준 메마른 땅. 바로 내 땅에 어떤 것을 심을지 고민되는 저녁이다. 다행히 농부 가계에 태어나서인지 모르겠지만 무엇을 심으면 되는지는 알고 있다. 최근에는 유튜브에도 많기도 하다. 시간이라는 것이 해결해 주는 것도 알고. 시간이라는 것이 평등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만사를 해결해주는 평등만큼 잔혹한 것도 없는 듯하다.
물 위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지 않더라도 당신이 내 꽃밭의 향기로 유인되게끔. 그리고 당신이 심해로 가라앉고 있다면 다이빙해서 어디까지고 당신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오랜 강우로 강이 범람하여 주변 땅이 윤택해지듯, 당신을 찾으러 흠뻑 젖어가는 길에, 내 땅도 그리 되고 있는 중일지도 모르겠다. 마침, 내가 살고 있는 대구는 비가 잘 안 온다. 1석 2조일지도 모르겠다.
오늘따라 달이 정말 밝다. 당신도 똑같은 달을 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랬으면 좋겠다. 아마 그렇겠지. 당연하게도 같은 달 아래에 살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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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달 사진을 찍으러 잠시 밖에 나갔다 왔는데, 잘 안 나오더라고요.
사진을 찍었는데 주변 가로등 불빛에 당황했습니다만 구름이 걷히길 기다렸다가 찍어왔어요.
주변 빛에 현혹되지 않고 그저 달빛만을 이정표 삼아 나아가야겠습니다.손쉽게 닿을 수 있는 가로등 불빛이란, 슬프게도 길을 잃기 쉽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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