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상

티스토리에 편지들을 적는 이유

시골갱얼쥐 2024. 6. 19.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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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형 블로그가 절대 아닙니다. 모든 글이 @양에게 보낼 편지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PY9NoC05wdI&list=RD2CXTHbAoeW4&index=6

제 20대의 줄거리를 짧게 정리하자면요,

인생이 실패하고 - @만났고 - 빨리 군대가서 그만큼 빨리 만나고 결혼하고 싶었어요. - 전역 후에 @만나다가 임자 있길래 다른 사람 만나고 - 후에 다시@만나려고 했는데 - 차였고 - 지금.

분명 사이사이에 자살하려는 지인들까지 다 보듬어갈 시간이 분명 없었는데 왜 그랬을까요.. 하지만 그래도 또 돌아가도 그럴 것 같아요. 가장 큰 이유는 당신의 지인이 죽는 것을 매우 원하지 않았습니다. 죽음에 대한 당신의 반응들은 이전에 많이 들어왔기 때문이에요. 괜히 귀찮아지실까봐. 그리고 저는 사전에 방지해야하는, 그런 사람이어야 하니까요. 

제가 당신이었으면 얘 뭐하는거지 싶을 거예요. 솔직히 저도 뭐가 뭔지 잘 모르겠어요. 지금 가는 길이 앞인지 뒤인지 정확하지 않아요. 확실하지 않은 것과 정해지지 않은 무언가를 기대하는 것은 정말 싫어하거든요. 하지만 당신이 20살때 30살이 될 때까지 행복을 빌어주기로 이미 정했어요. 23년도 1월. 설날에 제 뜻을 구두로 전하기도 했구요.

당신은 앞으로 행복할 일이 별로 없을 거라 했었죠? 저는 행복을 물어다주는 사람이 오직 저이길 원해요. 이제 4년 정도 남았는데 여태 열심히 온다고 왔는데 앞이 잘 안 보여. 그런데도 나아가야 하는 게 너무 웃겨요. 전망이 엄청 어두워요. 제가 주식이라면 진작에 23살에 팔았을 것 같아요. 당신이 원했던 집을 산다고 해도 저 안 좋아해 줄 거 알아요. 돈을 아무리 열심히 벌어도요. 20년 8월 당시 그때, 기억조차 하고 있으실지 모르겠네요. 일산 요진 와이시티에 살면은 편할 것 같다고 했던 그날이요. 미련 진짜 많고 바보고 아무튼 그래요. 스토커 같고 찌질해 죽겠어요 진짜. 제 찐따냄새에 내가 견디지를 못하겠네요. 역해.

그래도 노력해 보라는 그녀 친구의 말과 은혜를 갚아야 하는 저는, 그것만으로도 제가 열심히 할 이유로 충분한 것 같아요.
한 번만 제게 기회가 온다면 지금 당장일 거예요. 지금부터 준비해야 해요. 쉽게 말하자면, 저는 당신에게 있어서 하나의 선택지로서의 기능을 해야 해요. 고민거리도 되지 못할 사람이 되지 말자는 의미예요. 여태 어차피 의미 있는 일을 한 적이 있는가? 아니요. 없어요.  당신을 만나기 전까지는 어느 하나도 의미가 있었던 일은 없었다는 게 또 참 웃기죠.

저희가 사귀고 결혼해서 아기 낳고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끝까지 가는 것 만이 정답이 아닌 것을 알아요. 1을 주고 받고 10을 줬니 뭐니. 마음이 하나로 두 명이서 나눠 가졌다든지. 그게 대체 무슨 상관인지. 당신이 힘들어 하는 게 보였으니, 그때 처한 상황의 평범한 남자들이 할법한 말들을 하고. 설득하지 않고 떠난 것 뿐입니다. 

그래도 노력할 건덕지가 있다는 것에 축복받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다른 여자를 만나도 충족될 리가 없죠. 다른 여자 만나도 끝에 끝까지 가지 못하고 행복하지 않을 것을 알아요. 그래서 현타 와서 관계를 쉽게 포기해요. 저는 누군가를 상처줄빠에 그냥 사람을 안 만나는 게 답인 것을 알아요. 그렇게 사람을 좋아하는데도 그게 의미 있는 일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좋아했던 것은 그냥 사람들이 아니라 당신이라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었나봐요. 제가 서로의 행복을 위해 서로 노력한다고는 해도 그만큼 서로 행복해지지 않게 될 확률이 높은 것도 알고 있어요. 서로의 젊음만 소비되고 아무것도 남지 않을 확률이 더 높아요.  또한 솔직히 두려워요. 그리고 제가 악일까 봐. 제가 신념을 갖고 하는 일은 절대적으로 선일 수 없기 때문이에요. (어떤 일에도 절대 선이 없겠지만) 

하지만 옳고 그름과 내 젊음이 뭐가 중요하겠어요. 아까워하지 말아야지. 결국 시간 들여 피고 지는 꽃이거늘. 다시 노련하게 피면 되는 것일 뿐. 피는 방법을 알려준 당신에게 내 젊음을 거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디 당연한 일이라. 100억 치 일해봐야죠. 당신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로서의 저의 매력을 높이자는 일념 하에 움직이고 있어요. 그리고 당신이 30살이 될 때까지 노력하는 것. 이게 제가 가장 가치 있다고 느끼는 일일 거예요. 이미 가족과 친구들한테 할 도리는 이미 끝냈으니까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방향은 정해졌고 환경도 충분해요. 성공하지 못한다고 한들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겠죠. 그저 저는 당신과 함께 행복한 미래가 있을 것을 알고 있고 그게 현실이 되도록 행동할게요. 가능성은 0이 아니니까요. 역대급 상남자테스트 중이네요. 아니, 상늑대 테스트일려나요.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요, 두려워도 제가 가는 길이 무조건적으로 정답일거에요. 확신합니다. 운명의 발판은 내딛음과 동시에 생기는 거니까요.

그리고 만약 실패한다면 31살에는 미국이나 일본에 가서 보더콜리 한 마리 분양받아서 재밌게 살려고요. 당신이 건 마법에 걸려버렸으니까 버프 빠질 때까지 있어야지 만병통치약이 있는 것도 아니구요. 젊음은 서툴고 투박해야 하고 사랑은 해맑고 촌스러워야 해요. 좌절하고 슬퍼도 용기를 낼 것이고 젊음의 구심점에 바로 나와 당신이 있어요. 꼬질꼬질한 시골 잡종 개처럼 촌스럽고 지질할지언정 결코 나쁜 사람이 되지는 않을 것이구요. 낭만은 낭비해야만 낭만인 것이라. 기필코 낭비하고 낭만을 가지고 후회할 거예요. 제가 그러고 싶어요. 당신이 30살이 되어도, 제가 실패한다고 해도. 그 후로도 언제든 연락해주셨으면 좋겠네요. 평생 당신 편이고 제 성장을 이끌어내주신만큼 지분이 있으세요. 충분히.

제 서투름, 제 투박함, 제 촌스러움. 제 청춘을 부디 받아주셨으면 좋겠네요. 생각을 멈추고 당신을 나한테 맡겨주세요.

(술을 마시고 나서 제 본심을 제가 유도해서 적는 저도 정말 어리석기 짝이 없네요. 하하..) 

수익형 블로그가 절대 아닙니다. 모든 글이 @양에게 보낼 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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