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상

도서관 (feat. 파스꾸찌 만촌점 와이파이)

시골갱얼쥐 2024. 6. 1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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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도 어김없이 도서관에 다녀왔어요. 책이라는 정보전달매체에 대해 의구심을 가진 적도 많지만 지금에 와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효율을 따지기 전에 그저 읽는 것이 즐겁게 되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유튜브에서 누군가가 책을 읽어야만 하는 이유와 같이 무엇을 해야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동영상에 저는 콧방귀를 뀌고야 말아요. 자기개발을 하는 자신에 취해있는 사람들, 자기당위성을 챙기기 위한 책벌레 혹은 취객들이 저런 이유들을 빛으로 생각하고 몰려들 것을 상상하며.

저도 꼬인 생각 가끔 해요. 저 또한 그런 영상을 보는 벌레니까. 다시 긍정적인 생각을 하자고 다짐하면서요.

빨간색 자전거. 제 애마에요. 완전 고물이지만.

 제게 도서관의 이미지라고 하면 많은 이야기들이 둥둥 떠다니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요. 또한 @양을 만날 때 한창 다니던 곳도 도서관이라 그런지 퍽 정겨워요. 제 이야기들도 다른 이야기들과 별반 다르지 않게 둥둥 떠다니는 상상을 해요. 당시 지어질 때는 트렌디해 보였을 법한 붉은 벽돌로 지어진 외관, 공원의 푸른 향. 들어가자마자 항상 신문을 읽는 할아버지들. 1 자료실의 텁텁한 책향들.. 하지만 제가 바뀌었다고 인식할만한 것들은 오직 하나에요. 바로 저의 시간이에요. 저의 시간들은 당신을 만나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어요. 하지만 180도 바뀌지는 않았어요. 곧 360도가 바뀔 거에요. 지금은 200도 정도 온 것 같네요

 360도가 바뀌었다고 한들, 누군가는 제자리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춤을 추는 그녀가 멋들어지게 턴을 해도 소요되는 시간이 있을 거에요. 저360도 바뀌는 데에 11년을 사용할 예정이에요. 그 시간에는 강산이 변하겠고. 제가 저로 돌아오는 시간은 11년이면 충분할 거에요. 그런 저는 한 바퀴 돌아 제자리가 아닌 한 층 위에 있는 제가 될 것이다. 마치 나선처럼. 돌아서요.

 지금까지도 저는 당시의 그녀를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어요. 피아노 옆자리의 그녀가 알려준 반주를 쓰며 소소한 행복을 느껴요. 옆에 있었던 사람들과 잠시 연주하며 시간을 보내요. 언제까지 그녀에게 감사해야할지 모르겠다. 아니, 감사는 계속하겠지만 이 기행의 마지막은 아마 2029년이 될 것이리라 생각해요. 그 때가 된다면 당신에게 선택을 부탁, 아니 강요할 것 같아요. 그 안에 그녀에게 있어서 최고의 선택지가 되어 보일 거에요. 모름지기 그녀가 선택한 늑대라면 그래야 하겠죠. 선택받지 못한다고 한들 상관없어요. 당신에 제게 준 행복은 제가 죽을 때까지 이어질 것니까요. 남은 인생 열심히 살다가 또 다음 생에 또 노력하면 될 뿐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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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야기긴 한데 나츠메 소세키는 미친 것 같아요. 어떻게 이렇게 재밌게 글을 쓰는지. 나츠메 소세키의 도련님을 읽었어요. 불같은 성격의 소유자인 주인공은 아주 상남자였거든요. 주인공의 성격이 또 너무 부러웠어요. 도련님에게는 항상 돌아올 곳인 기요가 있었거든요. 기요는 도련님의 하녀같은 존재인데, 그녀의 무조건적인 사랑에 항상 도련님은 어찌할 바 모르는 장면이 종종 나왔어요. (물론 그녀는 도련님을 돌봐주시는 그냥 할머니에요.)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결국 자신만의 장소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알게 되었어요.. 그래야 주인공이 버틸 수 있을 테니까요.

 이런 등장인물들을 보고 있자면 과거에 저는 어떤 성격을 가져야 할지 늘 고민했던 기억이 있어요. 어떠한 성격이 되어도 상관없는 사람이라 누구와도 척을 지지 않는 성격을 택했거든요. 이러한 성격이 당신에게는 우유부단하고 색이 없는 사람처럼 비쳤을 거에요. 그 사실을 이미 저는 알고 있어요. 실제로도 당신은 저에게 그런 말을 했구요. 하지만 저는 쓴웃음을 지으며 요새는 안그래요~” 라고 손사래를 쳤던 기억이 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기요 할머니가 도련님을 바라보는. 그런 사랑을 하고 있었을지도 몰라요. 아니, 이미 저는 그녀에게 가족같은 무조건적인 사랑을 하고 있어요.

책표지 예쁘지 않나요? ㅋㅋ

 하나의 예시로 증명하자면, 오늘 꾼 꿈에서도 당신이 나왔어요. 제게 당신이 힘든 일을 털어놓는 꿈이었는데, 그곳에서 저는 기요 할머니같은 사랑을 했어요. 언제든 당신의 돌아올 곳이 될 수 있게끔, 저의 터를 닦아놓을 거에요. 닦아놓은 빈 공터의 공기는 달콤해요. 가끔 혼자 들어가도 아주 상쾌해요. 언젠가 당신과 함께 돌아갈 장소가 되길 간절히 바라요. 저의 작은 행동들이, 꼭 제가 아니더라도 간접적으로 그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를 또 바라요. 작게는 지금 있는 카페의  손님들에게, 더 나아가서는 전인류적으로.

 도서관에 다녀와서 잠시 들어온 카페에서 한 생각들이에요. 이렇게 정리하고 있자면 제가 @양을 얼마나 생각하고 있는지 보여요. 코 끝에 맴도는 당신의 향기가 마냥 달갑네요.

https://map.naver.com/p/search/%ED%8C%8C%EC%8A%A4%EC%BF%A0%EC%B0%8C%EB%A7%8C%EC%B4%8C%EC%A0%90/place/593731368?placePath=?entry=pll&from=nx&fromNxList=true&searchType=place&c=15.00,0,0,0,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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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빡할 뻔했네요. 이 것 때문에 제 글을 조금이라도 보셨다면 미안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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