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상

부용(꽃)

시골갱얼쥐 2025. 3. 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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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용이라는 꽃을 거제도에서 처음 봤어요. 저희 외가 친척 중에 거제도에 사는 분들이 계셔서 내려갔을 적의 일입니다.

도로 한 구석에 핀 꽃이 아침에는 분명 흰색인데, 다음에 봤을 때는 점점 붉게 변해가는 거예요. 노을에 비쳐 그런 것은 더더욱 아니고요. 자꾸만 보고 있자니 당신의 붉게 상기된 얼굴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동했습니다만, 이내 정신을 차렸어요. 여느 꽃은 피고 지는 시기가 아니라 피고 나서도 성장하는구나. 싶었습니다. 그것이 그저 화학반응에 의한 것 이라함은 할 말은 없지만. 

그저 제가 하고싶은 말이 결핍에 의해 성장을 도모해야만 한다.라는 것은 아니에요. 결과만을 보고 달리는 것에 대한 회의. 그것에 대한 정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시간과 경험이 그리되기 만드는 것인지. 그리 하게 만드는 것인지. 아니면 부용 그 자신 또한 그것을 바라왔기에 그리 되어버린 것인지 정확하지는 않습니다만 당신께서도 고민하며 앞으로 나아가게 되는 일화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런 정답도 정해지지 않은 채, 앞의 캔버스를 채워나가는 즐거움을 통해 나아가는 느낌이랄까요. 아니, 분명 무엇이 채워지든 받아들이고 웃는 것이, 이 세계를 선물해준 누군가에게 화답하는 방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시간대별 부용의 색 변화

당신과 같은 섬세한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꽃이었습니다.

꽃의 리뷰라고 하기엔 너무 호들갑떤 느낌이 없지 않아 있음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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