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문득 아침에 명상하면서 관계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봤어요. 흔히 인간은 관계지향적인 동물이라고들 하잖아요? 그런데 현대사회에 와서는 그 관계들이 점차 옅어지고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는 이 칭호를 갖고있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어떨까요. 저는 그 키를 시공간에 대한. 즉 기억에서 정답의 단편을 찾은 것 같습니다.
저는 당신과 함께 있었던 장소들에 이따금 방문합니다. 물론 당신과 마주치지 않을만한 곳들만 골라서 말이죠. 예를 들어 당신과 갔던 버스 정류장같은 아주 아주 사람이 많은 곳들에 갑니다. 처음 당신과 갔던 정류장과 제가 함께 같던 정류장은 같은 정류장일까요? 제 생각은 "아니오." 입니다. A와 A'은 같은 장소이지만 어제와 오늘의 정류장이 다르듯이요. 그런 느낌으로 저와 해당 정류장의 관계는 달라야하지만 다르지 않았습니다. 남달랐던 제 추억때문이에요.
이렇게 어찌보면 관계지향적인 동물이란 과거의 장소와의 관계적인 면. 그것을 지향하는. 마치 추억속에 사는 동물이라는 뜻이 아닐까 싶어요. 현재를 살아가며 그 시공간에 두고오는 느낌이랄까요. 추억은 시공간에 축척되는 것 같아요. 무언가를 남기고 싶어하는 인류의 욕구적인 특성에도 크게 벗어나는 느낌도 아니고요. 관계를 지속하는 근육이 있다면 바로 추억하는 힘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저는 누구보다 관계지향적인 동물이라 자부해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전혀 새로운 시공간이 저를 맞이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양이 더 관계지향적인 동물일지도 모르겠네요. 생각하는 힘이 강하신 만큼 과거를 추억하는 것도 아주 특기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때문에 밖에 나가시는 것을 꺼려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했습니다. 아, 물론 대부분의 것들은 그냥 귀찮음과 힘듦, 많은 걱정들 사이에서 고민하셨던 것을 알고있습니다. 하지만 그것 또한 과거에 학습된 걱정들이라 생각합니다. 그것도 추억, 관계에서 벗어나지는 못하시는 반증이라고나 할까요.
개는 늑대와 다르게 인간을 좋아할 수 밖에 없는 DNA가 있다고 말씀드렸던 적이 있는데요, 인간 또한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불쌍한 동물이라 생각한다면 제 자신과 타인의 행동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젠 그것을 "지향적이다." 라고 표현할 수는 없겠죠. 관계에 목마른 동물이라고나 표현하면 적당할 것 같습니다. 개와 비슷하게 종에 따른 차이는 있겠네요. 그것을 똑똑하다. 라고 표현할 수 있을지는 추후에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흠. 얼른 당신이 필요해요. 혼자 생각하는건 질리네요. 방향성도 잡기 힘들고요. 콤파스도 2개 붙어다니는데........ (농담)
한껏 멋을 뽐내거나 사부작 사부작 외적인 관리를 하는 것 보다, 저희가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기대가 되네요. 지금 당신은 대체 어떤 생각들을 하고 계실까요? 물론 일기는 따로 안쓰시니까 떠올리려 노력하신다고 해도 해당 시공간에대한 관계성은 그리 끈끈하지 않기에, 추억하시기가 까다로우시겠지만 궁금하네요.
엘 프사이 콩그루..